니들 참 나빠요.
거진 보름이 다 되어가고 있는 편의점 알바 생활, 그다지 나쁘진 않지만 하다보면 정말 상당히 기분 나쁜 일이 많다. 다들 편의점 가서 쇼핑하고 계산 하실 때 조금만 신경 좀 써주시기 바란다.

(… 니 블로그에 사람이 오면 얼마나 온다고?)



정말 길게 알바 한것도 아닌데, 별의 별 꼬라지들 다 본다. 그 중 몇가지 추리자면,
  • 돈을 집어 던지는 사람들.
    사실 이 부분은 거의 편의점 오는 사람의 60% 는 이렇다고 봐야 한다. 편의점 출납원은 거지가 아니다. 아무리 고객은 왕 이고, 최고의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는 한다지만, 그러한 서비스를 누리고 싶다면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줘야 하는 것이 맞는 이야기 아닌가? 가끔 이런 사람들 보면 정말 입구녕에 확 돈을 넣어버리고 싶다. (… 그럼 나중에 정산할 때 돈이 안맞아서 내 모가지가 날아가겠지만)

  •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언사를 쓰는 사람들.
    반말 하는 것은 인정한다. 뭐, 사실 내가 그렇게 나이를 먹은 게 아니니까. 머리 희끗히끗한 양반들이야 대부분 나이 어린 젊은 사람들에게 경어 깍듯이 쓰는게 그다지 내키지 않아 하는 것이야 사실 아니겠는가. 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다. 마치 자기 하인 다루듯한 말투부터, 순전히 내가 당신보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밑도 끝도 없이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해댄다. (심지어는 담배 한보루 사면 라이터 한개는 원래 공짜로 주는 것이라고 조달청에서 공시한 바 있다고 우기던 사람도 있었다) 아무리 나이가 어리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인간간의 예의는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닌가? 편의점 사장님은 매번 내 이름 부를 때 마다 씨(氏) 라는 접미사를 사용하고, 사모님은 꼬박꼬박 경어를 써준다. 이 사람들은 태어날 때 부터 이렇게 하고 태어났냐?

  • 20원에 목숨거는 사람들.
    몇년 전 부터, 행자부 였던가 환경부 였던가 확실치는 않지만 하여간 어떠한 행정 기관에서 환경 보호와 장바구니 문화를 이끌어 낸다는 미명 (美名) 하에, 모든 점포에서 비닐 봉지 (plastic bag) 를 20원을 받고 팔아야 한다는 법안을 입안, 국회에서 통과시켜서 현재 시행중에 있다. 그리고 내가 일하는 편의점에서도 카운터에 안내문을 부착해두고 있으며, 심지어는 현금등록기 (POS, Point of Sale) 에 봉지값 버튼이 있다.

    그런데 정말 이 20원 가지고 밑도 끝도 없는 실갱이를 벌이는 사람들이 있다. 잔돈이 생기기 때문에 (10원짜리, 50원 짜리, 100원짜리, 500원 짜리 다 생길 수 있긴 하다) 라는 이유부터 시작해서, 그깟 봉지 주는게 뭐가 대수라고 쪼잔하게 20원 받느냐, 내가 여기 몇번을 오고 가는데 봉지값을 받느냐 등등의 별의 별 소리를 다 듣게 된다. 가게 주인도 손님에겐 무조건 굽신굽신 대는 판에, 알바하는 입장인 내가 언성 높여 싸웠다간 그대로 모가지 아니겠는가. 결국 매번 내가 지는 쪽으로 결론이 나지만, 매번 이런 식으로 가다보니 정말 내가 짜증이 날 지경이다. 막말로 군말없이 내는 사람들은 단순히 목소리 낼 줄 모르고, 잔돈이 생겨도 상관이 없어서 내는 사람들인가? 이건 정말 형평성의 문제란 것이다. 봉지값을 내기 싫으면 아예 처음부터 봉지 하나를 챙겨오면 될 것 아닌가? 비닐봉지 대충 구기든 접든 주머니에 넣고 오는 일이 그렇게 힘든 일이었나. 기가 막힌다.

  • 분리수거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
    정말 편의점 알바에게 있어 제일 귀찮은 일은 아마도 쓰레기통 비우기일 것이다. 농담 안하고, 기본으로 하루에 쓰레기 봉투 100l 짜리 한개씩 쓴다. 밟고, 밟고, 또 밟고 우겨 넣어서 쑤셔 넣어도 다 안들어가서 골머리 썩히기 일쑤다. 그나마 캔 하고 병은 다른 쓰레기통에 모아서 분리수거를 하기 때문에 좀 줄어들기는 한다. 그런데, 내가 정말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지금까지 단 한명의 장애인 손님을 받아본 적이 없는데, 왜 캔하고 병만 버리라는 통에 컵라면 용기부터 시작해서, 고추장 잔뜩 뭍어 있는 삼각김밥 껍데기에, 심지어는 코 푼 휴지까지 버리고 가냔 말이다. 정말로 어디에 버릴지 모르겠으면, 그냥 위에다 올려놓고 가라. 손님이 테이블 위에서 먹고 나가면 매번 내가 직접 청소를 하니까. 이건 정말…


알바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이렇게 불만만 그득하게 쓰면 어떻게 보일지 대충 알긴 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이거 말고도 또 별 같잖지도 않은 일들 많다. 그런 자질구레한 것들이야 써봐야 나만 바보되니까 접어두기로 하고…

어쨌거나 결론은, 같이 사는 세상 좀 같이 편하게 살자. 폭발하기 전에.
by emailer | 2004/07/21 10:12 | 잡념 | 트랙백(1) | 덧글(8)
Tracked from Illegally Po.. at 2006/04/01 07:11

제목 : 관점.
대부분 오늘을 즐겁게 보낼테지만, 어디선가는 이제 3주기가 되는 누군가를 추모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장사가 제일 힘든 듯 싶다. (역시나 괴상한 결론이다)...more

Commented by Sulmyo at 2004/07/21 10:30
내가 뭐 어쨋다고 ㅡ_ㅡ;
Commented by rei. at 2004/07/21 13:36
애기 와서 바로 안자고 이거 쓰고 있었나배-.-
Commented by 준수 at 2004/07/21 23:31
그래서 가장 어려운 직업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직업이여. 상대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하니까.
Commented by lemon at 2004/07/22 01:26
hard to serve. 성질버리겠다 싶으면 타이밍 잘 맞춰라.
무던하지 않고서는 힘들다.
사실, 무던하다기보단 생겨먹은 성격이 그렇게 생겨먹어야 하긴 하지..
세심한 네가 걱정되누나.
Commented by 고굼상 at 2004/07/22 14:53
세븐일레븐? 엘지25? 훼미리마트?
원래 사회는 하향평준화란다.
Commented by 료나군 at 2004/07/23 21:45
힘내셔요'-'!! 전 안그래요!
Commented by 료나군 at 2004/07/23 21:50
그리고 세무서도 그런사람들 참 많아요-.-
역시 돈에 관련된일은 감정상할일이 많은듯..
Commented by Fogy at 2004/07/25 03:22
Dealing with people is the hardest of any j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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